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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보수 인플루언서’ 비공개 채용…헤그세스 옹호WP, 팔로워 수십만명 퇴역 군인 3명 국방부 근무 확인 국방부 직책 공개 않고 칼럼·SNS 활동…‘투명성·이해충돌’ 논란
진콘뉴스
2026.08.31 00:00

미국 국방부가 소셜미디어에서 수십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보수 성향 군사 인플루언서들을 민간인 신분으로 채용하고도 이들의 구체적인 업무와 신분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인플루언서는 국방부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도 자신의 정부 직책을 공개하지 않은 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옹호하는 글을 언론과 소셜미디어에 게재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국방부가 대규모 온라인 팔로워를 보유한 보수 성향의 퇴역 군인 여러 명을 민간인 직책으로 채용했다고 복수의 소식통과 국방부 기록을 토대로 보도했다.

WP가 새롭게 확인한 인물은 예비역 공군 대령 롭 매니스(Rob Maness)와 예비역 육군 대령 쿠르트 슐리히터(Kurt Schlichter)다.

두 사람 모두 군에서 오랫동안 복무한 뒤 보수 성향 군사·정치 평론가로 활동해왔다. 매니스는 엑스(X)에서 13만5000명 이상, 슐리히터는 약 62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Rob Maness 예비역 대령
Rob Maness 예비역 대령

앞서 국방부에서 근무한 사실이 확인된 토머스 앤더슨(Thomas Anderson)까지 포함하면 이번에 확인된 군사 인플루언서는 최소 3명이다.

예비역 육군 대령이자 변호사인 앤더슨은 ‘시니컬 퍼블리어스(Cynical Publius)’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며 엑스에서 32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국방부 ‘.civ’ 이메일 계정 확인

이들이 실제 국방부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은 정부 이메일 기록에서도 확인됐다.

WP가 확인한 국방부 기록에 따르면 매니스와 슐리히터는 최근까지 민간인 직원에게 부여되는 ‘.civ’ 표기가 포함된 공식 정부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앤서니 타타 국방부 인사·대비태세 담당 차관실에 배치됐다.

앤더슨 역시 올해 초 같은 차관실 소속으로 ‘.civ’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WP가 지난달 말 확인했을 당시에는 국방부 기록에서 더 이상 이름이 나타나지 않았다.

소식통들은 이들이 ‘특별정부직원(Special Government Employee·SGE)’ 또는 ‘고급 전문가(Highly Qualified Expert·HQE)’ 신분으로 국방부에서 일했다고 전했다.

WP는 슐리히터가 정부 데이터베이스에서 HQE로 지정된 사실도 확인했다.

SGE는 1년 동안 정부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간이 130일 이내로 제한된다. HQE는 전문지식 등을 활용하기 위해 정부가 채용하는 인력으로 상근 또는 비상근으로 근무할 수 있으며 유급·무급 모두 가능하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들의 구체적인 직책과 업무, 급여 지급 여부, 근무 기간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워크 문화’ 조사 TF에도 참여

이들은 단순한 온라인 홍보 역할만 맡은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WP에 따르면 매니스와 슐리히터, 앤더슨은 지난 5월 국방부의 ‘Senior Service College Task Force’를 대표해 펜실베이니아주 칼라일에 있는 미 육군전쟁대학을 방문했다.

해당 태스크포스는 헤그세스 장관이 군 교육기관 등에 남아 있다고 주장해온 이른바 ‘워크(woke)’ 이념을 점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들은 육군전쟁대학에서 교수진과 학생들을 만나 헤그세스 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 등 군 지도부의 업무 수행에 관한 질문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군 장교들이 의회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를 다루는 수업의 강의계획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TF가 조사를 마치고 보고서까지 작성했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앤더슨은 WP 보도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2월 군 교육기관 개편을 제안하는 글을 쓴 뒤 TF 참여를 요청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7월 26일까지 특별정부직원으로 일했으며 업무는 해당 TF에만 한정됐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로부터 자신이 엑스나 언론 등에 작성한 글에 대한 대가를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 근무 사실 밝히지 않고 헤그세스 옹호

논란의 핵심은 이들이 정부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도 외부 기고와 SNS 활동에서 국방부와의 관계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매니스는 지난달 보수 매체 데일리콜러에 기고한 글에서 헤그세스 장관 측이 국방부 내부의 ‘충성스럽지 않은’ 직업 공무원들을 찾아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지난달 26일 보수 성향 대학 매체 캠퍼스 리폼에 게재한 글에서도 학군장교(ROTC) 정책과 관련해 “헤그세스 장관의 분노는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두 글 모두 자신의 과거 군 경력은 소개하면서 현재 국방부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매니스는 지난 7월 WP에 보낸 독자투고에서도 헤그세스 장관의 군 장교 교육 정책을 옹호했다. WP 측은 매니스가 당시 국방부와의 관계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슐리히터 역시 보수 매체 타운홀의 칼럼니스트로 정치·이민·군사 문제에 관한 글을 지속적으로 써왔다.

그는 지난달 6일 칼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이란 문제와 관련해 ‘영웅’으로 평가했고, 지난달 14일에는 엑스에 헤그세스 장관이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 승조원들을 격려하는 영상을 공유하며 헤그세스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웠다.

그러나 자신의 엑스 프로필에는 예비역 육군 대령, 변호사, 칼럼니스트라는 경력만 소개하고 현재 국방부에서 근무한다는 사실은 표시하지 않았다.

기자에서 국방부 직원으로…또 다른 인플루언서도 논란

비슷한 사례는 더 있다. ‘데이터리퍼블리컨(DataRepublica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 제니카 파운즈(Jennica Pounds)도 최근 국방부 특별정부직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파운즈는 앞서 헤그세스 장관 취임 이후 새롭게 구성된 국방부 출입기자단에서 기자 자격으로 활동했다.

WP에 따르면 그는 지난 4월 국방부 출입증을 발급받았고 6월까지 기자단에 참여했다. 이후 7월부터 국방부 특별정부직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가 파운즈에게 정부 문서를 전달해 이를 ‘특종’ 형태로 공개하도록 하려 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기자와 인플루언서, 정부 직원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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