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탈환하자 미국 정치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진보 성향 크리에이터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의 정치적 패배를 선언한 반면, 친트럼프 인플루언서들은 공화당의 참패에 충격을 표출하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3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이 장악했던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다. 언론은 생활비 상승과 이란 전쟁,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선거 결과가 드러나자 소셜미디어에서는 정치 성향에 따라 환호와 분노가 교차했다.
대표적인 친트럼프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Laura Loomer)는 X를 통해 "이런 말을 하고 싶지 않지만, 미국은 끝났다"고 밝혔다. 그는 "2028년이 되더라도 그들이 우리나라에 끼칠 피해를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며 "아메리칸드림은 죽었다"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 조이 마나리노(Joey Mannarino)도 "도대체 오늘 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패배 원인을 둘러싼 반응은 달랐다.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 맷 월시(Matt Walsh)는 "이란 전쟁은 적어도 지난 20년 동안 가장 큰 정치적 실책"이라며 "미국 우선주의 원칙에 대한 용서할 수 없는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팟캐스트 진행자 벅 섹스턴(Buck Sexton)은 공화당이 주요 경합 지역에서 형편없는 후보들을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에릭 에릭슨(Erick Erickson) 역시 공화당의 패배에 대해 이란 전쟁과 휘발유 가격뿐 아니라 더 많은 문제가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진보 성향 크리에이터들은 "MAGA는 끝났다"며 환호하고 있다.
진보 성향 정치 스트리머 하산 파이커(Hasan Piker)는 민주당의 승리가 확인되자 X에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 매트 반 스월의 "너무 끔찍하다"는 포스트에 “너희를 감옥에 처넣을 거야. 모두 당장 더 ‘워크(woke,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비난할 때 사용하는 표현)’해져라!”라고 적으며 보수 진영을 조롱했다.
진보 성향 정치 크리에이터 딘 위더스(Dean Withers)는 텍사스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승리하자 "텍사스가 파랗게 변했다. 이것은 역사다"라며 "MAGA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정치 콘텐츠 제작자 론 필립코스키(Ron Filipkowski)는 4일 X에 “MAGA 지지자들에게 묻겠다. 트럼프 유세에서 당신들이 환호했던 '그 모든 역겨운 것들?' 바로 그것들이 당신들이 패배한 이유다. 아주 크게”라고 적으며 공화당의 패배를 비판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인플루언서의 선거 방송은 선거 여론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주목받았다.
라이브스트리밍 분석업체 스트림스 차트(Streams Charts)에 따르면 10월 4일부터 11월 2일까지 트위치와 유튜브 등에서 진행된 중간선거 관련 방송의 총 시청시간은 약 1,027만 시간으로, 2022년 중간선거 당시보다 약 4.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크리에이터들이 단순한 정치 논평을 넘어 선거 정보와 여론을 전달하는 독립적인 미디어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선거 이후 미국의 크리에이터 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국정 운영뿐 아니라 MAGA 진영의 내부 재편, 차기 대선 국면에서 정치 인플루언서들이 차지할 역할을 가늠하는 또 하나의 지표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