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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보며 ‘리액션’, 저작권 갈등“해설 더한 공정이용” vs “전체 에피소드 보여주며 수익” 유튜브 “권리 판단하지 않아…유효한 삭제 요청 들어오면 조치”
도형래 기자
2026.09.13 01:20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자신의 반응과 해설을 보여주는 이른바 ‘리액션 콘텐츠’를 둘러싸고 유튜버와 저작권 집행업체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유튜버들은 원작에 자신의 해설과 반응을 결합한 새로운 콘텐츠인 만큼 ‘공정이용(fair use)’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저작권 집행업체는 일부 리액션 콘텐츠가 애니메이션 전체를 사실상 시청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이를 유료 콘텐츠로까지 판매한다며 저작권 침해라는 입장이다.

미국 IT매체 더버지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애니메이션 리액션 콘텐츠를 제작하는 유튜버들과 저작권 보호·집행업체 ‘Remove Your Media’ 사이에서 대규모 저작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갈등의 중심에는 약 13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니컬러스 라이트(Nicholas Light)가 있다.

라이트는 지난 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오늘 내 채널이 삭제됩니다(My Channel will be Deleted Today)’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Remove Your Media가 최근 리액션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수많은 부당한 저작권 경고를 제기하고 있다며 자신 역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https://www.youtube.com/NicholasLightTV
https://www.youtube.com/NicholasLightTV

라이트가 더버지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Remove Your Media의 미국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DMCA) 삭제 요청으로 12건이 넘는 저작권 경고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영상 60개 이상이 차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는 이후 라이트에게 부과된 저작권 경고를 철회했고 채널도 삭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라이트는 지난 8일 다시 ‘내 채널은 삭제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애니 리액션 유튜버들 잇따라 저작권 경고

애니메이션 저작권 문제는 라이트 한 사람에게 국한되지 않았다. 더버지에 따르면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을 다루는 여러 리액션 크리에이터가 비슷한 저작권 경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콘텐츠는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의 일부 장면을 흐리게 처리하거나 화면 크기를 줄여 배치하고, 그 위에 크리에이터가 영상을 시청하면서 보이는 표정과 해설·평가 등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애니메이션 오프닝 영상부터 전체 에피소드를 대상으로 한 리액션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크리에이터들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반응과 비평, 해설을 추가하기 때문에 원작을 그대로 재전송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라이트 역시 자신의 콘텐츠가 단순 복제가 아니라 독자적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라고 주장했다.

그는 더버지에 애니메이션 업계가 일본 밖에서 작품을 충분히 홍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자신과 다른 리액션 크리에이터들이 결과적으로 작품을 무료로 홍보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해설 넣었다고 공정이용 되는 것 아니다”

저작권 집행업체는 리액션 채널이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Remove Your Media의 법률대리인 에번 F. 스톤은 더버지에 일부 리액션 콘텐츠는 단순히 해설을 추가했다는 이유만으로 ‘변형적 이용(transformative use)’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영상에서는 저작권이 있는 작품 전체를 볼 수 있고, 상당수 콘텐츠가 유료 서비스로 송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리액션 유튜버가 무료 유튜브 영상을 이용해 이용자를 유료 구독 페이지로 유도하는 사업 모델을 문제 삼았다.

시청자가 정식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신 리액션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통해 작품을 볼 수 있다면 실제 콘텐츠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Remove Your Media 측 주장이다.

스톤은 Remove Your Media가 하루에도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의심되는 링크 수천 건을 신고한다고 밝혔다.

유튜브 “우리가 공정이용 여부 판단하지 않는다”

유튜브의 역할도 논란이다. 유튜브 정책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잭 말론(Jack Malon)은 더버지에 유튜브가 콘텐츠의 권리자가 누구인지를 직접 판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가 법적으로 유효한 삭제 요청을 제출하면 저작권법을 준수하기 위해 해당 콘텐츠를 삭제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영상을 올린 크리에이터가 공정이용 등 해당 콘텐츠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반론 통지(counter notification)’를 제출할 수 있다.

이후 권리자와 콘텐츠 제작자 사이에서 저작권 분쟁을 해결하도록 하는 구조다.

Remove Your Media 측도 잘못 삭제됐다고 생각하는 영상에 대해서는 이러한 반론 통지 절차를 이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크리에이터들은 저작권 경고가 한꺼번에 대량으로 발생할 경우 문제가 다르다고 주장한다.

유튜브에서는 일정 횟수 이상의 저작권 경고가 누적되면 채널 자체가 삭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로 생계를 유지하는 크리에이터에게는 법원에서 공정이용 여부를 다투기도 전에 채널과 수익원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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