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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치권, 돈 주고 인플루언서 ‘지지 영상’…유료 사실은 안 보인다NYT, 선거자금 자료 통해 정치권-인플루언서 금전관계 추적 80만 팔로워 정치 인플루언서, 후보 측서 2만1500달러 받아
진콘뉴스
2026.08.31 23:00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후보와 정치단체가 인플루언서에게 돈을 지급하고 지지 콘텐츠를 제작하는 정치 마케팅이 확산하고 있다.

문제는 이용자가 보고 있는 후보 지지 영상이 인플루언서의 자발적인 정치적 의견인지, 돈을 받고 제작한 콘텐츠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선거자금 자료와 인플루언서들의 게시물을 분석해 미국 정치권에서 후보와 정치단체가 인플루언서 및 소규모 콘텐츠 제작자에게 돈을 지급하고 온라인 정치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가 확인한 사례 가운데 하나는 진보 성향 정치 인플루언서 조시 그린(Josie Green)이다.

약 8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그린은 이번 선거 기간 최소 7명의 정치인 또는 정치단체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Tom Steyer) 측으로부터 받은 금액은 2만1500달러에 달했다.

조시 그린 인스타그램 @joshtheprogressive (관련화면 캡처)
조시 그린 인스타그램 @joshtheprogressive (관련화면 캡처)

비판하던 후보, 석 달 뒤에는 “가장 진보적”

그린은 지난 2월 스타이어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스타이어가 과거 이민자 구금시설과 관련된 사업에 투자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그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진보의 대표주자는 아니라는 취지로 평가했다.

하지만 약 3개월 뒤 평가가 달라졌다. 그린은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스타이어를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 가운데 가장 진보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긍정적인 콘텐츠를 게시했다.

이 시기는 그린이 스타이어 선거캠프로부터 2만달러가 넘는 돈을 받은 시점과 겹친다. 그린은 이후 스타이어와 관련한 게시물 3건이 유료 콘텐츠였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다만 그는 NYT에 돈 때문에 정치적 입장을 바꾼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 스타이어를 비판했던 영상은 그가 구금시설 관련 투자를 정리하기 전 제작한 것이었고 이후 해당 문제가 해소되면서 평가가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정치광고인데 ‘광고’라는 사실은 모른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정치인이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것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전 관계를 유권자가 쉽게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TV나 우편물 등 미국의 전통적인 정치광고는 누가 광고비를 지급했는지 등을 공개하도록 하는 규정이 비교적 명확하다.

그러나 TikTok과 Instagram, YouTube 등에서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콘텐츠 형식으로 후보를 지지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NYT에 따르면 미국에서 인플루언서에게 유료 정치 콘텐츠라는 사실을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주는 4곳에 불과하다. 이 규정 역시 연방선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결국 이용자는 자신이 보는 콘텐츠가 인플루언서 개인의 정치적 의견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후보나 정치단체가 돈을 지급한 광고일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NYT, 선거자금 보고서 뒤져 지급 사실 확인

그렇다면 유권자가 인플루언서와 정치인의 금전 관계를 확인할 방법은 무엇일까.

현재로서는 후보자와 정치단체가 제출하는 선거자금 보고서를 직접 찾아보는 방법이 사실상 유일하다.

NYT 역시 선거자금 자료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일부 인플루언서에게 지급된 돈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대행사나 마케팅업체 등 중간업체가 개입하면 추적이 어려워진다.

후보 측이 마케팅업체에 비용을 지급하고 해당 업체가 다시 여러 인플루언서에게 돈을 나눠 지급할 경우 공개된 선거자금 자료만으로 최종적으로 누가 얼마를 받았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캠페인에서는 인플루언서에게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팔로워 적은 제작자 수십명에게 같은 메시지

정치권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수십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 정치 인플루언서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팔로워가 많지 않은 일반 콘텐츠 제작자에게 비용을 지급하고 비슷한 내용의 영상을 대량으로 제작하는 UGC(User Generated Content) 방식도 활용되고 있다.

NYT가 소개한 페이지 던마이어(Page Dunmire)는 UGC 제작자를 연결하는 사이드시프트(SideShift)에 등록한 뒤 지난봄 스타이어를 홍보하는 영상 수십 건을 게시했다.

몇 주 뒤에는 다른 계정을 통해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헤일리 스티븐스(Haley Stevens) 연방 하원의원을 지지하는 콘텐츠를 제작했다.

NYT가 확인한 사이드시프트 등록 제작자 가운데 최소 87명이 스타이어와 스티븐스 등을 홍보하는 정치 캠페인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인플루언서 한 명에게 거액을 지급해 지지 영상을 만드는 것과 다른 방식이다.

팔로워가 많지 않은 여러 사람이 자신의 계정에서 비슷한 정치 메시지를 반복하면 이용자에게는 광고 캠페인이 아니라 여러 일반 시민이 자연스럽게 같은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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